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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oinho.com

[오마이뉴스] 황우석 교수 이야기 - 원점으로 돌아간 생명과학자들의 꿈

이번 사건을 나름대로 정리해 놓은 기사가 있길래 퍼옴.

아 슬픈 세상이다 ㅡ.ㅡ;

원래 기사는 http://www.ohmynews.com/articleview/article_view.asp?at_code=30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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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배아줄기세포 연구자들 (왼쪽)98년 최초로 줄기세포를 분리해서 배양하는 데 성공한 매디슨 소재 위스콘신대학교의 제임스 톰슨 교수. 줄기세포연구의 기원을 연 톰슨 박사는 '미국 최고의 과학자'라는 이름으로 <타임>지 표지를 장식했다. (오른쪽)2005년 <사이언스> 논문으로 일약 인간배아줄기세포 연구의 획기적 진전을 이룬 것으로 평가받았던 황우석 교수. 하지만 이 논문은 대부분 조작인 것으로 판명났다.
ⓒ TIME/오마이뉴스 권우성

23일 황우석팀의 논문조작 사건에 대한 중간 조사결과 발표가 나왔다. 그 결과 진정성을 의심받던 2005년 '환자맞춤형 줄기세포' 논문의 상당부분이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대 측의 조사결과 발표는 "줄기세포 연구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는 미국 세포학자들의 우려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셈이 되었다.

황우석 교수팀의 업적과 의혹은 여러나라의 주목을 받아 왔지만, 그 가운데서도 미국 학계의 관심은 특별했다. 미국은 황 교수팀이 '줄기세포 연구의 돌파구'로 여겨지는 2005년 논문을 발표하기 이전까지 이 분야에서 가장 큰 성과를 보여온 곳이기도 하다. '황우석 논란'이 미국학계에서 미친 영향과 충격을 이해하는 것은 황 교수팀의 연구(혹은 이것의 부재)가 줄기세포 연구 역사의 어느 지점에 존재하는지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98년 → 2001년 → 2005년, 그런데...

▲ 상실배(morula: 4-16세포)를 지나 40개에서 120개 정도로 세포가 분열되면 배아 안에 '난할강'이라는 공간이 생겨나고 배아를 둘러 싼 투명막은 쇠퇴하는데, 이 단계를 '배반포'라고 한다. 이 단계에 이르러 비로소 줄기세포의 분리가 가능해지는데, 배아를 배반포기까지 길러내기 위해서는 통상 5일 이상을 배양해야 한다.
ⓒ 강인규
인간배아줄기세포 연구는 10년 미만의 아주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미국 위스콘신 대학 교수인 제임스 톰슨이 세계 최초로 인간배아줄기세포를 분리 배양한 것이 불과 7년 전인 1998년이었다. 톰슨으로부터 시작된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병든 기관을 과거의 상태로 되돌리는 일종의 '타임머신'으로 간주되었다. 배아줄기세포는 신체의 어느 기관으로도 발달할 수 있는 '만능세포'이기 때문에 이를 온전히 통제할 수 있게 되면 질병치료의 새로운 장이 열릴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동물의 배아를 복제하고 그로부터 줄기세포를 추출하는 작업은 큰 성과를 보여온 반면, 인간배아 실험은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 2001년 미국 매사추세츠의 생명공학 회사인 '어드밴스트 셀 테크놀로지(ACT)'가 핵을 제거한 난자에 성인피부세포의 핵을 대신 집어넣어 수정란을 만들고 세포분열을 일으키는데 성공한 바 있지만, 세포는 줄기세포 분리단계까지 성장하지 못하고 3일 만에 사멸했다.

줄기세포를 임상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 위해서는 환자와 같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줄기세포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줄기세포로 만들어낸 조직이나 장기를 이식할 때 환자의 몸에서 거부반응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환자의 몸에서 떼어낸 체세포의 핵을 난자에 이식하는 복제과정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핵을 이식해 수정시킨 후 5일 이상 배양해 배반포(40-120 세포기)를 만들어 줄기세포를 추출하는 것은 모든 생명과학자들의 꿈이었다. 이 '꿈'을 이루었다고 세계 학계에 보고한 것이 바로 황우석 팀이었다. 비록 조작으로 드러났지만, 당시 '환자맞춤형 줄기세포'에 관한 황 교수팀의 2005년 논문은 미국 과학계를 크게 들뜨게 만들었다.

황 교수팀의 연구가 허위가 아니라면, 줄기세포를 치료용으로 활용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장애인 세가지 문제 가운데 두가지를 극복할 가능성을 여는 것이기 때문이다. 줄기세포 연구자들이 말하는 이 세 가지 장애는 ①타인의 세포이식에 따른 면역거부반응을 없애는 것 ②난자의 핵치환 성공률을 높이는 것, 그리고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있는 ③줄기세포의 분화 기제를 밝히는 것이다.

황 박사 연구가 조작이 아니었다고 해도

▲ 미 국립보건원(NIH)이 발행한 배아 줄기세포 교육 책자 표지. 줄기세포가 혈액, 신경, 근육, 뼈 등 신체의 다양한 기관으로 전화할 수 있음을 묘사하고 있다.
ⓒ NIH
'줄기세포(stem cell)'는 신체 조직과 신경의 발생을 가능케 해주는 일종의 '원재료'다. 줄기세포는 크게 '성체줄기세포(adult stem cell)'와 '배아줄기세포(embryonic stem cell)'로 나뉘는데, 백혈병 치료를 위한 골수이식 수술의 경우에서 보듯 성체줄기세포의 임상적 활용은 오래 전부터 시도되어 왔고 이미 상당한 진보를 이룬 상태다. 성체줄기세포는 신체의 특정 조직을 생성하는 원천이지만, 적혈구나 백혈구, 뼈 등 한정된 조직으로만 분화할 수 있다.

이와는 달리 배아줄기세포는 수정된 배아로부터 분리 추출해낸 미분화 상태의 세포로, 신체의 어떤 기관으로도 발달할 수 있다. 앞에서 소개한 세 팀의 연구는 모두 이 배아줄기세포에 관한 것이다. 배아줄기세포를 원하는 기관으로 분화시키는 기술을 얻게 되면 임상치료에 혁명적인 가능성이 열리리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장기이식이나 골수이식과는 달리 줄기세포를 통해서는 이론상 어떤 기관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배아줄기세포의 의학적 활용이 아직 '이론적' 가능성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줄기세포에 관한 가장 획기적 연구'로 여겨지던 황우석 교수의 연구결과에 대해서조차 미국과 다른 나라의 학자들이 '환상을 갖지 말라'고 경고해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 줄기세포의 의학적 활용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인 줄기세포의 분화과정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밝혀진 바가 없기 때문이다.

▲ 위스콘신대학교의 제임스 톰슨 연구실에서 배양된 인간의 배아 줄기세포를 현미경으로 확대한 사진. 가운데 크고 둥근 세포들이 인간 배아줄기세포고, 주위의 길고 납짝한 세포들은 줄기세포 배양에 필요한 영양을 공급하는 섬유아세포(firoblasts)다. (사진제공: 위스콘신대학교-매디슨)
ⓒ UW-Madison
황 교수팀의 발표내용이 모두 사실이었다 하더라도 이 한계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로 남아있을 뿐이다. 배아줄기세포를 치료용으로 쓸 수 있기 위해서는 이 초기의 세포가 각 기관으로 발전하는 과정과 원리를 온전히 이해해야 하고, 또 이 과정을 인위적으로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통제'는 고사하고 그 줄기세포의 분화과정조차 온전히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한국 언론은 줄기세포 연구의 기본적인 한계조차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황우석 교수의 연구를 내년이라도 당장 활용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처럼 보도했다. 소수의 언론이 그 연구에 대해 윤리적 문제를 제기하고 연구과정의 엄밀성에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을 때, 주류언론과 이들에 의해서 오도된 국민들은 '언론이 감히 과학을 검증하려 든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검증'뿐 아니라 '성취'를 보도하는 데 있어서도 그에 상응하는 엄밀성과 과학적 지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깨닫지 못했다.

미국을 뒤흔든 한국의 '클론 게이트'

▲ 인간배아 줄기세포가 혈구세포로 전화하는 과정을 찍은 현미경 사진. 줄기세포가 다양한 기관으로 전화하는 원리와 이 전화과정을 통제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거의 밝혀진 바가 없다. 위스콘신대학교 연구실에서 촬영된 이 사진은 줄기세포가 적혈구로 화하는 과정이 보고된 최초의 사례다. (사진제공: 위스콘신대학교-매디슨)
ⓒ UW-Madison
▲ 인간의 배아줄기 세포가 신경세포로 전화하는 과정을 찍은 현미경 사진. 붉은 부분이 뇌세포, 녹색부분이 교세포다. (사진제공: 위스콘신대학교-매디슨)
ⓒ UW-Madison
<뉴욕타임스>는 황우석 교수팀의 논란에 '클론 게이트(Clone-Gate)'라는 이름을 붙였다. 난자 획득과정의 윤리적 의혹이 드러나면서 시작된 이 '게이트'는 위에서 말한 황우석 교수의 '두 가지 업적'을 하나하나 지워가며 허탈한 '조작극'으로 막을 내리고 있다.

황 교수는 여전히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미국의 학계는 이미 연구자로서 황우석 교수의 생명이 끝난 것으로 보고 있다. 난자 획득 과정에서부터 논문수정, 그리고 논문철회에 이르기까지 황 교수가 주장했던 내용의 상당부분이 거짓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솔크 생물학 연구소의 리차드 머피는 "각광받는 연구 분야는 언제나 경쟁이 치열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엉터리 연구나 의도적 조작이나 부정직한 행동까지 '경쟁'의 이름으로 정당화될 수는 없다"고 전제하고 "황우석 사건은 과학계 전체의 수치"라고 잘라 말했다. 논문조작이 사실로 드러난 이후에도 한국에서는 일부가 '원천기술'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지만, 미국 학계는 이미 신뢰를 거둔 지 오래다.

황우석 팀의 논문이 의혹에 휩싸였을 때, 그들은 '<네이처> 등의 유수학술지로부터 이미 검증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2004년 <네이처>지가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황우석 교수는 그들에게 복제된 세포를 보여줄 수 없다고 거절한 것으로 밝혀졌다. <네이처>는 20일 보도에서 황 교수가 "다른 연구원들조차 함부로 이것을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그런 면에서 "논문조작이 사실로 드러나는 경우 황 교수가 이 사실을 몰랐다고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의 학계와 언론은 '줄기세포 연구는 원점으로 돌아갔다'고 결론을 내렸다. 몇몇 언론은 "줄기세포 연구는 오히려 뒷걸음질쳤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기술적 가능성은 발전하지 않았지만, 황 교수팀의 난자획득 과정에서 드러난 윤리적 논란과 연구자체의 효율성 및 진정성에 회의적 시각은 오히려 더 증폭되었다는 게 그 이유다.

원점으로 되돌아간 줄기세포연구

2005년 황 교수팀의 '환자맞춤형' 줄기세포 연구가 발표되었을 때 미국의 학계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는 타인의 세포를 이식하는데서 오는 환자의 면역거부 반응을 해결해주는 동시에, 다양한 불치병을 가진 여러 환자의 줄기세포 분화과정을 연구함으로써 질병의 원인을 추적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연구는 2004년 성과의 가장 큰 한계로 지적되던 효율성 문제도 극복한 것으로 보였다. 당시 줄기세포학계는 연구 효율성 문제를 이렇게 지적했었다.

"2004년 2월, 한국의 황우석 박사는 그동안 동물실험에서는 일반화되었지만 인간의 난자로는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보였던 난자핵 치환작업에 성공함으로써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그의 팀은 단 한 개의 줄기세포를 얻기 위해 240개가 넘는 난자를 사용해야 했다. 이처럼 많은 난자를 사용해야 한다면 황 박사팀의 기술을 임상적으로 활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 방법은 한 여성으로부터 10개에서 12개의 난자를 채취하는 위험한 과정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 '핵치환의 새로운 돌파구' 프랭크 예이츠 et al. 국제줄기세포학회(ISSCR), 2005. 6. 9.

▲ 황우석 팀이 세계 최초의 복제개로 공개한 '스너피'는 <타임>의 '2005년 최고의 발명'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 TIME
그러나 11개의 줄기세포를 분리해 내는 데 성공해, 2004년 연구보다 10배 이상 효율성을 높였다고 주장하던 2005년 논문은 줄기세포 수를 줄여가며 '수정'되었고, 이 과정에서 효율성에 대한 학계의 기대는 무너졌다. 급기야 저자들은 저널에 논문취소를 요청하기에 이르렀고, 더 나아가 논문의 상당부분이 허위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두번째 성과,' 즉 환자맞춤 줄기세포를 통해 면역거부 반응을 해결할 수 있다고 믿었던 희망도 사라졌다.

현재 세포이식의 문제는 그것이 체세포든, 성체줄기세포든, 아니면 (활용단계는 아니지만) 배아줄기세포든, 동일한 유전자를 가진 일란성 쌍둥이가 아닌 한 시술환자에게서 나타나는 거부반응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이다. 타인으로부터 장기나 조직 이식수술을 받은 사람이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정 환자의 체세포로부터 떼어낸 핵을 난자에 이식해서 줄기세포를 만들었다고 보고한 황우석 교수팀은 그런 면에서 줄기세포 연구의 '돌파구'로 여겨졌다.

게다가 환자의 다양한 질병 유전자를 지닌 11개의 줄기세포는 불치병 치료의 '보고'로 간주되어 과학계를 들뜨게 했다. 이론상 배아줄기세포는 무한대로 증식시킬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의 과학자들은 서로 다른 질병의 유전자를 포함한 11개의 줄기세포를 한국으로부터 분양받아 분석할 수 있다고 믿었다. 앞의 줄기 세포과학자들은 황 교수팀의 2005년 논문이 갖는 의미를 다음과 같이 평가했었다.

"체세포를 제공한 환자들의 연령은 2세에서 56세까지 다양하다. 이 환자들과 유전적으로 동일한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어낸 것은 임상적 활용이 가능한 세포들을 무제한 공급하는 단계로 한 단계 더 다가섰음을 의미한다. 게다가 이 11개의 줄기세포들은 해당 질병들의 원인을 분석하는 기초연구자료로도 활용될 수 있다. 인간 배아와 줄기세포에 관한 규제가 엄격해 배양과 복제가 불가능한 나라들은 이 줄기세포를 분양받아 질병 치료의 도구로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잃은 것과 얻은 것

▲ 배양접시에 담긴 인간배아줄기세포.
ⓒ UW-Madison
미국의 줄기세포 과학자들은 비용이 많이 드는 이 분야의 연구비를 충당하기 위해서 정부보조가 필수적이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2001년부터 배아줄기세포 생산을 위한 연구에 연방재정을 사용하는 것을 법으로 금지해 왔다. 각 주는 나름의 법을 통해 주정부의 재정으로 연구지원을 할 수 있지만, 세금을 배아복제에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주 내에서도 의견 일치를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줄기세포연구의 실효성과 윤리적 논란, 국민보건, 그리고 불투명한 활용 가능성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국 줄기세포 연구의 상당부분이 사적인 재정지원을 중심으로 운영되어 왔다.

빈곤한 재정과 미약한 지지로 고통받던 미국의 줄기세포 연구는 황우석팀의 성과가 발표되면서 둘도 없는 원군을 얻었다. 황 교수의 '맞춤형 줄기세포' 성과가 발표되자마자 줄기세포 지원 확대에 대한 요구의 목소리가 높아졌고, 이에 따라 미 하원은 2005년 5월 줄기세포 연구 증진 법안을 238 대 194로 가결했다. 비록 대통령의 거부권 무력화에 필요한 290표를 얻지는 못했지만, 이 사건은 황우석 교수 연구가 미국 사회에 미친 파장을 상징적으로 드러내 주었다.

그러나 황우석 교수의 성과에 의혹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면서 미국의 줄기세포 연구는 과거보다 더 어두운 시절을 맞고 있다. 샌디에이고 소재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유전자 치료 연구원인 시어도 프리드만은 줄기세포 연구계가 과거보다 더 큰 불신에 처해 있으며, 이 반감은 향후 더 커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줄기세포 연구 반대그룹은 벌써 저항의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황 교수팀의 논문 자체가 허위였다는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이 반대의 목소리도 더 거세어질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손실은 과학계 내부의 신뢰상실이다. 이번 사건의 가장 큰 피해자 가운데 하나인 관련저널들은 이후 더 길고 엄밀한 논문심사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공동연구와 공동저작을 둘러싸고 학자들 사이의 불신도 커지고 있다. 하버드 대학교의 복제 연구자인 케빈 이건은 이 분위기를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이번 사건을 통해서 내가 얻은 교훈은 공동연구를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함께 작업하는 논문의 세부 내용 하나 하나에 내 직업을 걸어도 좋을 만큼 확신이 들지 않는 한 공동연구에 참여하지 않을 생각이다." – 에리카 체크, 데이비드 시라노스키, '한국 스캔들이 전 세계에 끼칠 악영향' <네이처> 2005. 12. 20.

한국인들의 상실감은 누구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클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과학계 전체가 신뢰를 잃었다'거나 더 나아가 '한국의 수치'라는 평가는 지나친 것이다. 우리는 한 과학자를 '한국의 자부심', '2만불 달성의 견인차' - 한국사회는 언제까지 '국민소득'이야기를 계속할 것인가 - 그리고 더 나아가 '한국의 미래'로 동일시하는 오류를 범했다. 그리고 이제 그것이 합리적인 판단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서서히 깨닫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교훈을 얻는 과정에서조차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고 있지 않은지 돌아보아야 한다. 영웅 한명의 성공이 곧 '국익'이라는 판단이 옳지 않다면, 그 한명의 실패가 한국 전체의 실패이며 수치라는 생각 역시 그릇된 것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우리는 가장 큰 수치를 면한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큰 수치는 수치 자체를 모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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